“선생님, 우리 아이는 도대체 말을 안들어요. 내가 좋게 말을 하면 건성으로 대답하고 꼭 화를 내야지 말을 듣는다니까요.”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이 상담에 와서 하는 말이다. 남의 집 아이들은 말도 잘 듣는데, 왜 우리 아이만 말을 안듣는지,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건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비슷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 보면 남의 집 아이의 사정도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남의 집 아이와는 같이 살지 않기 때문에 말썽 부리는 순간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냥 문제가 없으려니 생각을 하는 것이지.
그럼 아이들을 다 부모의 말을 안듣는 것인가? 그게 그냥 순리려니 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아이들이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점이 있다. 말 잘듣는 아이라는 것이 부모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우선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떤 부모에게는 말 잘듣는 아이라는 것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아이가 다 따라 주기를 원하는 것을 의미할 수 도 있고, 다른 부모에게는 아이가 어떤 결정을 내릴때 부모의 의견을 고려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아이의 의견은 무시하고 부모의 의견만을 내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후자의 경우는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경우이다.
모든 거래는 상호적이다. 말 잘듣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우선 부모가 아이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한국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처음에는 구제불능인것 같던 아이가 치료사의 개입으로 제자리로 찾아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우리가 주시할 점은 아이가 달라지기 위한 필수 조건은 바로 부모의 태도 변화라는 것이다. 치료사가 제시한 방법대로 부모의 양육태도를 바꾸니 마술처럼 아이가 좋아지는 것이다. 누군가 처음에는 이 프로그램을 보고 과연 정말 그럴까 의아했는데, 자신이 그 프로에서 제시하는 방법대로 아이들과 1주일을 함께 놀아주니 늘 엄마만 찾던 아이들이 이제는 아빠 없이는 못사는 아이들로 변했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다. 그만큼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기 나름인 것이다.
말 잘듣는 아이로 키우려면 우선 내가 아이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아이들이 말을 할때 건성건성으로 반응하지 말고, 눈을 맞추고 적절한 감정적 반응을 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남들이 귀를 기울일 만큼 중요한 것이고 남들로 부터 정서적 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며,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자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아이들은 남들의 얘기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이야기 또한 중요한 것이라는걸 알기 때문이다. 옛말에 사랑받은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경청된 사람만이 경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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