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심리치료 및 정신분석 방법들이 이론적으로 트라우마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 포커스 치료법이라는 것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석사 박사 학위논문 뿐 아니라 정신분석가 과정 졸업논문도 트라우마에 대해 썼고 트라우마 치료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트라우마 포커스 심리치료를 접하고 나서는 얼마나 제가 트라마와 힐링의 본질을 모르고 위험한 접근을 했는지 깨닫게 되었고, 왜 환자들이 내가 생각할떄는 너무나 감정이 넘치는 훌륭한 첫 세션을 하고나서 그 다음 약속에 나타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환자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그 환자들을 리콜 해서 다시 치료실에 불러와 치료를 하고싶은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트라우마를 다룰수 있는 resource없이 환자가 트라우마를 직면하게 하는 것은 지금 막 불구덩이에서 상처투성이로 빠져나온 사람을 아무런 소방장비 없이 다시 불구덩이로 밀어넣는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치료는 환자가 충분한 리소스를 가지게 해서 안전하게 자신의 트라우마를 다룰수 있게 도와줍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안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정신분석을 포함한 심리치료 방법들은 언어, 즉 대화의 내용에 많은 중점을 두고, 사고와 정서의 변화를 도모합니다. 그에 반해 트라우마 포커스 치료법에서는, 언어보다는 비언어적인 측면 즉 몸에 더 중점을 둡니다. 트라우마는 몸에 저장이 되기 때문에 몸을 다루지 않고는 효과적인 트라우마 치료가 될 수가 없다고 믿는 거죠.
트라우마 환자들은 충격으로 인해 신경계가 너무 쉽게 압도되기 때문에 중립적 자극에도 심한 감정적 반응을 보여 일반적인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철저히 개별 환자에게 맞춤형의 치료가 필요하고 그 환자가 안전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치료사가 해야합니다. 어떤 이론의 틀안에 환자를 끼워맞추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이해받고 싶은 고유한 방식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감정에 너무 압도되거나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가지 않고 그 사이에 머무를수 있게 치료사가 최선의 노력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말의 내용 보다는 감정과 몸의 반응에 더 중점을 두게 됩니다.
또한 트라우마치료에서는 환자의 저항이나 방어기제를 치료 방해요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들을 환자를 생존할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존재로 인식하고 치료의 협조자로 만들어 갑니다. 환자가 치료상황에서 안전하게 느끼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들면 움츠려들었던 본연의 타고난 자연치유능력이 깨어나게 되고, 이 자연치유 능력이 내담자의 정서적/신체적 상태에 민감하고 이를 잘 조율할 수 있는 치료사의 가이드로 인해 극대화 되어, 그 결과로 내담자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생존을 넘어 나아가 번영하게 된다고 믿는 것이 트라우마 포커스 치료의 핵심입니다.
어떻게 보면, 트라우마치료란 트라우마 환자들이 일반적 심리치료를 할 수 있게 준비시키는 준비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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